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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인간생명의 시작을 언제부터로 규정하느냐는 문제는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인공임신중
절수술의 허용 문제와 같은 오래된 논쟁에 있어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 있어서 시험
관아기 등의 보조생식술이 발전하면서 임신 초기 수정란을 다룰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인간생명의 시작을 수태된 시점에서 보느냐 또는 착상된 시점에서 보느냐
에 따라 임신 초기의 착상방지수단이 피임방법이 될 수도 있고 인공임신중절방법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임신 초기의 태아가 그 이후의 태아와 인간생명의 존엄성에서 차이가 있다면 인
공임신중절의 허용에서 임신 시기에 따라 그 허용 기준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생명의 시작 시점을 전적으로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고 믿
는다면 그것은 현대 과학에 대한 과신이다. 비록 최근에 이르러 유전학, 발생학 및 분자생물
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생성에 관한 많은 부분이 규명되어졌다고 하나 이러한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하여서만 인간생명의 시작을 분명하게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생
명이냐 아니냐의 중요한 판단기준은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어떤 것이냐의 정의에 따라 달라
지기 때문이다. 즉 수정란, 임신 초기의 배아, 임신 후반기의 태아, 신생아 등이 성인의 인간
과 동일한 정도로 인간적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성에 대한 논의는
당연히 다양한 가치관, 종교 및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생명의
시작에 대한 관점도 논의자의 종교적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 우선 발생학적 관점에서 인간생명의 발달 단계에 따라 생명의 시작 규정하고자 하는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하면서 이와 관련된 철학적, 종교적, 윤리적 문제들을 고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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